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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감성] 에세이

새벽에 켜진 기숙사 창 하나의 빛

by 작가: 생각의 조각들 2025.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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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켜진 기숙사 창 하나의 빛

기숙사 복도는 새벽이면 늘 적막했다. 긴 복도를 따라 줄지어 선 창문들 사이, 어쩐지 단 하나의 창에서만 빛이 새어나왔다. 그 빛은 희미했지만, 나에게는 한밤중 별빛보다 더 선명하게 다가왔다. 마치 누군가의 하루가 끝나지 않았음을, 아직 살아 있는 이야기가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 같았다.

나는 그 창문을 향해 걷다가 발걸음을 멈추곤 했다. 안에서 누군가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모습일 수도, 피곤한 하루 끝에 휴대폰을 붙잡은 모습일 수도 있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그림자는 언제나 같은 시간에, 같은 빛을 품고 있었다. 그 빛은 마치 “나도 여기 있다”는 작은 외침처럼 느껴졌다.

낮 동안 우리는 모두 공장에서 같은 작업복을 입고, 같은 기계 앞에 서 있었다. 서로 다른 얼굴과 이름이 있었지만, 라인 위에서는 구분조차 모호했다. 그러나 새벽에 홀로 켜진 창 하나는 그 속에 있는 사람이 누군가의 ‘개인적인 시간’을 지니고 있음을 증명했다. 그건 단순한 불빛이 아니라, 노동의 반복 속에서도 지켜내고 싶은 ‘나 자신’의 흔적이었다.

어느 날은 그 빛이 조금 더 밝게 보였다. 마치 밤새도록 꺼지지 않았던 듯, 피곤이 스며든 창틀 너머에서 더 오래 머문 흔적처럼. 나는 그 불빛을 바라보다가 문득 생각했다. 언젠가 내 창도 누군가에게 그런 빛이 될 수 있을까. ‘여기에도 누군가 깨어 있다’는 존재감, 혹은 ‘같이 견디고 있다’는 묵묵한 위로.

살아간다는 건 결국 불빛 하나를 지키는 일인지도 모른다. 모두가 잠든 시간에도, 어두운 길 위에서도, 자기만의 빛을 꺼뜨리지 않고 붙잡고 있는 것. 작은 전등 하나가 새벽 기숙사의 고요를 뚫고 나온 것처럼, 우리 또한 스스로를 지탱하는 무언가를 품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퇴근길, 창밖을 올려다본다. 여전히 켜져 있는 창 하나를 확인하면서. 그 빛이 낯설지 않아 마음이 놓이고, 동시에 나도 내 자리에서 작은 불빛을 지켜야겠다고 다짐한다. 언젠가 그 불빛들이 서로의 창을 비추고, 복도를 따뜻하게 채우는 날이 오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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