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에 도착하기 전, 나는 꼭 들르는 장소가 있다. 회사 건물에서 도보 3분 거리에 있는 작은 공원. 벤치 세 개와 키 낮은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는, 눈에 띄지 않는 공간이다. 계절이 바뀌어도 나는 이곳에 앉는 습관을 놓지 않았다. 특히 아침 회의가 있는 날이면, 이 5분은 내 하루의 균형추가 된다.
출근길은 언제나 정신없다. 지하철 속 빽빽한 인파, 버스 창밖으로 스치는 흐린 하늘, 멀리서 울리는 신호음까지 모든 게 조급함을 부추긴다. 하지만 공원에 들어서면, 그 소음이 뚝 끊기는 기분이 든다. 신호등 건너편에 서 있는 사람들의 표정, 빨리 걷는 발걸음, 출근 전 커피를 들고 뛰어가는 손짓이 한 박자 늦춰져 보인다.
벤치에 앉아 가방을 내려놓는다. 한 손에 든 따뜻한 아메리카노에서 김이 피어오른다. 커피의 온기가 손바닥을 데우고, 그 온기가 손목과 팔을 타고 올라와 어깨까지 풀어준다. 깊게 숨을 들이마신다. 겨울이면 하얀 입김이 피어오르고, 봄이면 미세하게 달콤한 꽃향기가 코끝을 스친다. 여름에는 잔디의 푸른 냄새가, 가을에는 낙엽의 바삭한 향이 배어든다.
그 5분 동안 나는 오늘 해야 할 일들을 머릿속으로 정리한다. 보고서 마감, 거래처 회의 준비, 팀원에게 전달할 업무 지시. 동시에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오늘 하루는 너무 조급하게 살지 말자고, 작은 실수에도 스스로를 몰아붙이지 말자고.
공원에는 나처럼 잠시 들른 사람들이 있다.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중년 남자, 운동복 차림의 아침 조깅족, 그리고 출근복 차림으로 벤치에 앉아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는 사람들. 누구도 서로 말을 걸지 않지만, 이상하게도 묘한 동질감이 흐른다. ‘우리 다들 오늘도 잘 버텨보자’는 무언의 약속 같은 것.
5분이 지나면 나는 가방을 메고 회사로 향한다. 출입카드를 찍고,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면, 곧바로 업무 모드로 전환된다. 그러나 아까 그 5분 덕분에 마음 한쪽은 여전히 평온하다. 회의실 안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오가고, 화면 속 수치들이 오르락내리락해도, 나는 조금 더 단단히 중심을 잡을 수 있다.
아침 회의 전의 5분 숨 고르기. 이건 내 하루를 위한 보험 같은 것이다. 바쁘고 무겁게만 흘러가는 직장 생활 속에서, 스스로를 되찾는 방법. 그리고 나는 이 습관을, 내일도 모레도 계속 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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